촬영 2014. 8. 15
포스팅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셔터 한 번 눌러보지 못했다. 어머니는 걱정하지 말고 사진 찍으러 나가라고 하신다. 그래서 낮에 가까운 협재 금능 해변에라도 다녀올까 생각 했지만 일단 마음이 편치 않다. 출사한다 해도 즐겁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좋은 사진을 얻을 수도 없기 때문에 그럴 시간에는 음악을 듣곤 한다.
갤러리 카테고리는 내 사진 중에 비교적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골라서 올리고 있지만 사진에 대한 설명이나 생각을 쓰지는 않는다. 번거롭고 귀찮기도 해서다. 또한 내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 얼마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설명해야 이해된다면 문제 있는 사진이고 또 평범한 사진에 구차하게 설명해 봐야 사족에 불과하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그런데 오늘은 몇 줄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사진은 4년 전 2014년 8월 15일에 사진 생활 하는 마을 후배와 협재 해수욕장에 갔다가 5. 16도로 마방목지에서 소나무를 촬영하고 갈 곳이 없어서 절물 휴양림으로 향하였는데 도중에 살짝 안개가 끼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착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0여 미터 거리의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모호할 정도로 안개가 끼었다. 정성을 다하여 셔터를 눌렀다. 그 후에도 안개 낀 날 몇 번 더 갔었지만 이 사진에 미치지는 못했다. 사진의 장소에는 탐방객이 쉴 수 있도록 평상을 여러 개 갖다놓았고 다른 곳은 이런 풀이 없어 삭막한 데다 삼나무가 사진답지 못했다. 안개 낀 숲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