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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원예화

백일홍







혈액형, 취미,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색깔, 그리고 좋아하는 꽃 등

내가 학교 다닐 때의 프로필엔 이름과 나이를 비롯해서

보통 위에 열거한 사항을 적었었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몰라도, 아마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성인이 되고도 한참이나 지난 후 언제부터인가 내가 좋아하는 꽃으로

서서히 백일홍이 자리 잡았다.

이유는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기억하는데, 담임선생님이 우리에게

꽃 묘목을 나누어주시며 가을에 꽃씨를 받아 오라셨고 나는 백일홍을

가져왔었다.

 

어렸을 때 우리 집은 두 칸짜리 조그만 초가였는데 아담한 마당이 있고

너무 짧아서 올레라고 부를 수도 없는 길과 이어진 폭이 좁은 또 다른 

'마당' 양쪽에 백일홍을 심어서 물을 주며 정성껏 돌봤다.

운동회 때 산 흰 테의 짙은 초록색 선글라스를 끼고 바라본 꽃의 색깔은

사실과 달라 벗었다 썼다를 반복했던 기억과 함께 처음으로 가꿨던 꽃인

백일홍은 볼 때마다 정감이 간다.

 

어제 동광 마을을 지나면서 얼핏 꽃이 보이기에 돌아올 때 차를 세워서

돌아보니 어느 카페에서 500평 정도 되는 밭에 온통 백일홍과 천일홍을

가꾸고 있었다.

햇빛이 순한 오늘 저녁에 촬영하고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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