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어제, 오늘 일출봉으로 출사하자고 하셔서 동행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함께 일출봉 여명을 보러 간 거다. 새벽 3시에 알람을 설정했는데 30분 전에 눈을 떴다. 선생님 댁에 4시가 채 못 되어 도착하자 사모님과 함께 밖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봉개를 거쳐 번영로를 들어서니 하늘에 별이 총총했다. 3시 이후 맑음으로 예보되어 이번에는 하늘이 기상청의 뜻을 따른다고 했다. 그런데 수산2리에 들어서니 별은 오간 데 없고 수평선 높이 먹구름이 가득하다. 그러면 그렇지.
광치기해변에서 촬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백약이오름 근처에 이르니 안개가 자욱하여 기대하며 오름에 올랐다. 우리가 정상에 도착한지 30분도 안 되어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지만 내가 그리던 풍경이 아니다. 백약이는 자주 안개가 끼는 오름이고 아름다운 사진도 여러 번 봤기 때문에 한번 날 잡아서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멀어서 실행하기가 어려웠다. 백약이오름은 3년 전 철쭉 찍은 사진이 유일하다. 시내에서 선생님이 사주신 맛있는 해장국을 먹고 10시 30분경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