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여명을 촬영했다. 선생님과 한라산에 다녀온 지 넉 달 만이고 여기서 죽마고우와 여명을 담은 지는 4년 21일 지났다. 내게 6월 25일은 의미 있는 날이다. 38년 전에는 담배를 끊었었고, 지금은 활동하지 않지만 13년 전에 사진 사이트로는 처음인 인디카에 가입하여 회원전에도 참여하면서 부지런히 활동했다. 이야기가 조금 벗어났지만 내게는 생일 다음으로 기억나는 날이다.
4시 14분에 출발하여 5시 30분에 도착했다. 바람은 잔잔하고 맑은 하늘에 밝게 빛나는 열이레 달은 조금도 이지러지지 않고 보름달처럼 둥글다. 간조 시각이 5시여서 너럭바위가 많이 드러났다. 이미 밀물이 시작되었지만 안으로 깊이 들어갔다. 30분쯤 후에 돌아보니 어림잡아 50여 분의 작가님들이 모래밭에서 촬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가려고 주위를 살펴보니 그사이에 바닷물이 많이 들어와 너럭바위에 갇히고 말았다. 어느 작가님이 놀란 말투로 '막혔어요!' 한다. 일단 수심이 얕은 곳으로 가서 신발을 벗고 바지를 걷어 올려 거의 무릎까지 잠기는 물을 건너기 시작했다. '조심하세요.'라는 말을 듣자마자 두어 번 미끄러져 몸이 휘청거렸다. 5분 정도 지체했으면 119에 연락해서 고무보트를 타고 나올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