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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섬과 바다

수월봉에서








출근한 지 18일 만에 처음 쉬는 날, 고구마밭에 살충제를 뿌리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바람이 불어 저녁때가 다 되어가도 그칠 줄 모른다.

전에 쉴 땐 소나기가 퍼붓더니.

농약은 다음에 살포하기로 하고 다섯 시에 산방산을 담으려고 출발했다.

그런데 남쪽 하늘에 구름이 많이 끼어 예감이 좋지 않다.

동광에서 본 산방산은 잔뜩 흐려있어서 할 수 없이 자구내포구로 향했다.

 

수월봉에 올랐다.

구름 한 점 없이 하늘은 맑고 차귀도는 푸른 바다에 그림처럼 떠 있다.

섬은 아름답고 신비롭고 꿈꾸게 한다.

1992년에 교육청 직원과 한림의 학원장 몇 명이서 낚시하러 갔던 차귀도는

온통 안개로 덮여있어서 마치 무릉도원처럼 신비롭기까지 했었다.

 

막 도착하여 구도를 설정하는데 관광객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다가오시더니

촬영한 사진을 보고 싶다고 한다.

셔터를 눌러서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구도가 너무 완벽해요. 흩트려보세요.”

줌아웃하고 바닷물이 쏟아지게 기울였더니 여유가 있다면서 웃는 거였다.

여행할 때 쓰려고 비싼 전문가용 필름 카메라를 샀는데 장롱에서 잠잔다면서

DSLR을 살 걸 잘못했다고도 했다.

재미있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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