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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섬과 바다

광치기해변-일출봉에서




오랜만에 일요일 휴무다.

새벽에 밖을 내다보니 한라산 위로 구름이 두어 조각 뜬 하늘엔

여명이 참 맑고 깔끔했다.

바람도 잔잔해서 성산일출봉 반영 담기에 좋은 날이지만 텃밭을 일구고서

낮에 출사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아쉬웠지만 참을 수밖에.

 

그런데 여러 날 비 날씨가 이어지다가 어제 그쳐서 그런지 괭이질하기엔

밭이 너무 질다.

그래서 한라부추나 보려고 죽마고우에게 연락했더니 몸이 아파서 위장약을

먹는다고 한다.

출사 길에 들러서 본 친구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

하루빨리 건강하길 빈다.

 

한라부추는 접고 성산일출봉으로 향했다.

운전하면서 에어컨을 켜야할 정도로 늦여름 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가을빛의 일출봉 잔디밭에 수크령이 미풍에 한들거리고

분화구 안의 바위엔 진한 잉크빛의 갯쑥부쟁이가 만개했다.

또 고운 분홍색의 이질풀과 며느리밑씻개가 탐방로에 소담스럽게 피어

눈길을 끈다.

 

오늘은 풍경 촬영할 날씨가 아니다.

바다는 맑은데 산 쪽엔 구름과 안개로 흐리고 이따금 해가 얼굴을 내민다.

일몰까지 기다리려 했지만 바다에도 구름이 점점 많아지고 갈수록 상황이

안 좋아 삼각대를 접었다.

일출봉 오르면서 운동한 거로 만족해야지.

 

귀가하면서 브람스를 들었다.

피아노 오중주의 매력을 알게 해준 곡으로 중후하고도 텁텁하며 아름다운

선율이 브람스답다.

드보르자크와 더불어 이 분야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또한 모나지 않고 선이 굵으며 타건이 아름다운 루빈스타인의 연주여서

이 음원을 더 좋아한다.


갈 때도 소나기가 여러 번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더니 돌아올 때도 그러네.

음악이 빗방울처럼 차 안 가득 흩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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